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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몽환화' 미리보기 1회 | 읽을거리 2014-05-07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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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마당에서 참새가 지저귀고 있다. 얼마 전, 쌀을 뿌려주니 신나게 먹어대던데 그 참새가 다시 온 건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한 마리가 아닌 듯하다. 친구를 데려왔나.
가즈코가 좌식 식탁에 음식을 차리고 있는데 구슬발을 제치고 신이치가 들어왔다. 이미 옷을 갈아입고 넥타이까지 매고 있다. 와이셔츠는 반소매다. 이제 막 9월에 접어들었는데 무더위가 여전히 기승이었다.
신이치는 방석을 깔고 가부좌를 튼다.
“와! 조개 된장국이네. 고마워라.”
“숙취는 없어?” 가즈코가 물었다.
어젯밤, 신이치는 불콰한 얼굴로 들어왔다. 동료와 함께 포장마차에서 청주를 마신 모양이었다.
“아, 괜찮아.”
그렇게 말하면서도 제일 먼저 된장국에 손을 뻗는 걸 보니 아직도 술기운이 남아 있는 듯하다.
“너무 많이 마시지 않았으면 좋겠어. 부양할 가족이 나만 있는 건 아니니까.”
“아이고, 알았다고.”
신이치는 국그릇을 놓고 젓가락을 들었다.
“정말 알고 있는 거야?”
식탁 앞에서 정좌를 한 가즈코는 두 손을 모으고는 낮게 읊조렸다. “잘 먹겠습니다.”
“알고는 있지만 멈출 수가 없네.”
그 직후 신이치가 콧노래를 불렀다. 우에키 히토시가 부른 〈스다라부시〉의 한 소절인데 유행어가 될 정도로 곧잘 흥얼거렸다. 가즈코가 노려보자 그는 하하하 하고 짓궂게 웃었다. 덩달아 가즈코의 표정도 풀어진다. 남편의 이런 밝은 면이 좋다.
아침식사를 끝내고 신이치가 자리에서 일어나 방 입구에 놓아둔 서류 가방을 그러안았다.
“오늘 밤은?” 가즈코가 물었다.
“늦을 거야. 밥은 먹고 올 거니까, 들어오면 바로 씻을 수 있게 부탁해.”
“알겠습니다.”
신이치는 건설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을 이 년 앞두고 있다 보니 일이 산더미 같았다.
옆방에서 울음소리가 작게 들렸다. 이제 막 한 살이 된 딸아이가 깬 모양이다.
“일어났나봐.”
가즈코가 옆방을 들여다보니 딸이 이불 위에 앉아 있다.
“안녕! 잘 잤니?”
가즈코는 딸을 안아 신이치에게 돌아왔다.
“어이, 아빠는 일하러 간다.”
신이치는 딸의 뺨을 쓰다듬고는 구두를 신었다. 가즈코도 샌들을 신었다.
“아빠를 역까지 바래다드리자.”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일본식 단층집이다. 내 집이 아니라 사택이었다. 언젠가는 내 집을 갖는 것이 현재 두 사람의 꿈이다.
현관문을 잠그고 가족이 나란히 집을 나섰다. 이제 막 7시를 지난 탓에 거리에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도 집 앞에서 물을 뿌리는 이웃과 만나 인사를 나눴다.
역에 다 왔을 때 멀리서 기묘한 소리가 들렸다. 사람이 화가 나 다투는 소리처럼 들렸다. 여자 목소리도 들렸다. 소프라노 가수처럼 귀청을 찢는 소리였다.
“무슨 일이지?” 신이치가 물었다.
가즈코는 영문을 몰라 “글쎄” 하며 고개를 갸웃했다. 얼마 후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상점이 늘어선 역 앞 거리로 나왔다. 가게들은 아직 오픈 전이었다.
“영화 보고 싶다.”
건물 벽에 붙은 포스터를 보고 신이치가 말했다. 가쓰 신타로가 주연으로 나온 영화의 포스터였다.
“나도 보고 싶지만…….”
“아무래도 좀 그렇지? 이 녀석이 클 때까지는 말이야.”
신이치는 아내의 품에 안긴 딸을 바라봤다. 어느새 곤히 잠들어 있다.
그런데 갑자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옆 골목에서 낯선 남자 가 나타났다. 붉은색 러닝셔츠 차림에 손에는 긴 막대기를 들고 있었다.
신이치와 가즈코는 걸음을 멈춰 그를 바라봤지만 누군지는 알 수 없었다. 그 순간 남자가 그들을 봤다. 몇 초 후 신이치가 “도망쳐!” 하고 소리를 질렀다.
가즈코는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공포가 전신을 훑어내렸다.
남자의 손에는 일본도가 들려 있었다. 게다가 피로 물들어 있는데 셔츠가 붉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공포에 질린 나머지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발도 움직일 수 없었다.
남자가 돌진해왔다. 그 눈은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벌겋게 물든 채 제정신이 아니었다.
신이치가 아내와 아이를 지키려는 듯 둘 앞을 막아섰지만 남자는 기세를 멈추지 않았다. 그 속도 그대로 신이치에게 돌진해왔다.
남편의 등에서 일본도의 칼날 끝이 튀어나오는 게 보였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그의 등이 점점 붉게 물들어갔다.
신이치가 쓰러진 순간, 저도 모르게 뛰기 시작했다. 남자가 남편의 몸에서 일본도를 빼내는 것을 보고 마침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달았다. 가즈코는 딸을 꼭 껴안고 몸을 돌려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엄청난 속도의 발소리가 쫓아왔다. 도망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즈코는 몸을 웅크리고 딸을 안았다.
그 직후, 등에 충격이 느껴졌다. 벌겋게 달군 거대한 젓가락이 꽂히는 것 같더니 이내 의식이 멀어졌다.

 

 

몽환화

히가시노 게이고 저/민경욱 역
비채 | 2014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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