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이자 여행 작가 최수진 님(수진안네 님, http://blog.yes24.com/soogreen )을 YES블로그가 만났습니다. 최수진 작가의 책 『베트남 그림 여행』은 베트남 여행을 컬러 스케치로 풀어낸 독특함으로 여행서 애호가들 사이에서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는 책입니다.
『베트남 그림 여행』 출간 기념 차 진행 중인 <베트남 그림여행 展>(카페 디디다(DD-DA), 1월 11일 ~1월 20일)에서 만난 최수진 작가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최수진 작가(파란옷)
1. 최근에 <베트남 그림 여행>, <스타일리시 싱글여행 > 두 권을 내셨습니다 . 각각 어떻게 책을 내시게 되었나요? (책을 내시게 된 계기나 동기)
<스타일리시 싱글여행>은 네 명의 공동작업이에요. 시작은 일요일마다의 그림수업 시간이었는데요, 선생인 저를 비롯해 다들 여행을 눈물 나게 좋아하다 보니 이야기는 늘 여행으로 흐르곤 했는데, 방송작가인 현주언니가 "멀리 가지 못한다면 가까운 곳을 여행하면 어때? 다른 도시로 각자의 테마를 가지고 말이야." 하며 멋진 기획안을 내놓았고, 모두가 의기투합해 도꾜, 상하이, 홍콩, 방콕의 테마도시 여행책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스타일리시 싱글 여행
이후 혼자서 작업한 <베트남 그림 여행>은 제 홈페이지에 올려진 여행그림을 눈여겨 보신 출판사의 제안으로 출간되었어요. 그림이 있는 여행 책이라는 컨셉 외에는 모든 것이 자유로와서 마음껏 빠져 들어가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베트남 그림 여행
2. <베트남 그림 여행>은 여행기를 그림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여행서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도 있고 , 정보가 많은 여행서를 기대했던 분들에게는 기대에 못미쳤다, 라는 말씀도 있으신데, 작가 본인은 어떤 생각으로 이번 책을 내셨나요?
사실 전에도 그림여행책이 여러 권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 책이 그림의 비중이 보다 커서 새롭다고 느껴주신 것 같아요. 평소에도 작은 스케치북을 가지고 다니면서 순간을 표현하는 습관이 있는데, 여행할 땐 감성이 활짝 열려서 더욱 많은 그림과 글이 채워져요. 현지에서 그리다보니 객관적인 묘사보다는 당시의 제 정서가 많이 담기게 되더라고요. 그게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라서, 실용적인 정보나 역사적인 내용은 다른 전문 서적을 참고하십사 하고, 저는 '여행한 이야기'를 보여 드리는 작업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전시회장에서 만난 <베트남 그림 여행>!
3. 여행지로 베트남을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지요.
사실, 심각한 이유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답변이 너무 대책없죠? 원래는 행선지를 정할 때 열두번은 더 바꾸면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곤 하는데요, 이번 여행은 막연하게 '베트남'이 떠올랐어요. 제 머리속에 특정한 상이 맺혀 있지 않은 나라라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어요. '이 나라에 가서 무엇을 보자' 혹은 '무엇을 하자'는 의도없이 그냥 시간을 보내려 했다고나 할까요. 마치 처음 배낭여행을 하듯이 어떤 한 나라를 담담히 겪어내고 싶었고 베트남은 그런 의미에서 적합했던 게 여행하기에 적당히 편하고, 적당히 다양한 나라거든요.
4. 미대를 졸업하신 화가이자, 또 여행서를 두 권이나 내신 '여행 작가'이신데요. 그림과 여행 중 더 좋아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몇년 전엔 여행이라고 답했을텐데, 지금은 그림을 더 좋아해요. 여행이 자극을 받아들이는 배경과 같은 거라면 그림은 그 배경에 제가 들어가서 표현을 하는 셈이거든요. 더 어렵지만 더 자유로와요. 하지만 여행도 꼭 해야해요. 표현하고 싶을 만큼의 감성을 채워주는 것이 바로 여행이니까요. 만약에 둘 중에 하나만 취하라고 한다면, 맙소사, 상상할 수도 없네요, 저 멀리 태평양에 망연자실한 시선을 던지겠습니다. 호호.
5. 화가로서 다른 작업을 하시고 있는 것이 있으신지요. 있으시다면 어떤 작업이시나요?
드로잉, 애니메이션, 사진, 영상 등을 만들어서 전시, 공연을 합니다. 성격이 급하고 싫증을 잘 내서 표현매체가 자꾸 바뀌어요. 부끄럽긴 하지만 이제는 책도 하나의 매체라고 말하겠습니다. ^^
6. 베트남을 그림으로 어떻게 표현하시고자 하셨습니까.
'베트남'이 아니라 '베트남 여행'을 표현했다는 게 정확하겠습니다. 책은 '종단여행'과 사파에서 체류한 '노트' 부분으로 나누어 지는데요. 종단여행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이 '나만의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가'였어요. 베트남은 마냥 좋기 만한 여행지가 아니었거든요. 마지막에 가 닿은 사파 Sapa가 그 여행에서의 '나만의 공간'이 되었고,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사파를 잊을 수 없어 다시 찾아 갔고 이번에는 한 곳에 머무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어요. 좋기도 하고 힘들기도 한 여행의 흐름을 시각적 이미지에 힘입어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잘 그린 그림'보다는 '잘 담긴 그림'이었으면 했는데, 어떻게 느끼실지 궁금합니다. ^^
추위_p334_베트남그림여행中
노스탤지어카페_p464_베트남그림여행中
그림 출처 : 작가 최수진 님의 수진안네 블로그 http://blog.yes24.com/soogreen
7. 베트남 그림 여행에 실린 그림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은 무엇입니까?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베트남 그림 여행> 중 460페이지에서....
전혀 베트남의 냄새가 나지는 않지만, 가장 담백한 그림이라 마음에 들어요. 사파에서 머문 막바지였는데 맑은 공기속에서 한껏 부드러워진 마음으로 그렸던 기억이 납니다.
8. 작가 님이 경험하시기에 베트남은 어떤 나라입니까.
젊고 역동적인 나라에요. 잘 살겠다는 의지가 가득 느껴졌었어요. 동남아시아 국가라고 할 때 우리는 '낙천적이면서 게으르다'는 이미지를 갖기 쉬운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무척 다양한 요소가 공존하는 곳이기도 해요. 아름다운 자연, 반면에 비극적인 역사, 중국의 영향을 받은 문화, 프랑스 식민시대가 남긴 식습관 등.. 여행하기에 지루함이 없지요. 게다가 마냥 친절하지만은 않아서 적당한 긴장감과 전투력을 주는 맛도 있었어요. 물론 제가 자진해서 고생하며 다닌 탓이 큽니다만. 하하.
9. 베트남의 여러 모습 중 가장 마음에 드셨던 부분은 뭐였나요?
어디서나 진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 문화가 좋았어요. 그림을 그리려면 멈춰서 쉬어갈 곳이 중요하거든요. 오토바이 여행은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었고, 다양한 소수민족이 간직하고 있는 생활상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쌀국수를 비롯해서 우리 입맛에 맞는 식도락을 빼놓을 수는 없어요. 너무 많은가요? ^^;;
모서리가 동그란 테이블과
나지막한 스툴의자가 마음에 들었다.
Peace Cafe, Da Lat
(책에서)
10. 여행 풍경을 사진으로 찍는 것과, 그림으로 그리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그림에는 그림 그린 당시의 '시간'이 들어 있어요. 느리게 여행하는 것과 같아요. 더 천천히 관찰하게 되어 빨리 스쳐 지나가면 보지 못할 세세한 부분을 알게 됩니다. 여행지와 나를 친해지게 해 주어서 좋아요. 490페이지에 썼듯이 "친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한 거니까요.
11. 그림 여행의 다음 편도 계획 중이신가요? 계획 중이라면 어떤 나라, 어떤 도시를 계획하시는지요.
아직은 딱히 계획이 없습니다만, 아시아가 아닌 다른 대륙을 여행하고 싶긴 해요. 사실 가장 가고 싶은 나라는, 아프리카의 가나Ghana인데요,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무척 가고 싶어요. 하지만 너무 뜬금없는 행선지라서 여행을 하더라도 책으로 출간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리라 예상합니다. *^^*
12. YES24에서 블로그(http://blog.yes24.com/soogreen)를 운영하고 계신데요, 원래 가지고 계신 홈페이지와 비교해봤을 때 어떠하신가요?
책을 좋아하는 분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좋아요. 방문하신 분들의 블로그에 들어가서 리뷰를 보니까 새로운 책들에 흥미를 갖게 되요. 타인의 취향에 힘입어 요즘 열심히 독서의 폭을 넓히는 중입니다. 호호.
13. 작가 님이 생각하시기에 YES블로거 님들, 어떤 분들 인거 같아요?
오, 대단하신 것 같아요. 읽은 책을 기록하고, 꼼꼼하게 리뷰로 남기는 모습에 감동받았어요. 저는 '본 것을 기록'하고 YES블로거 님들은 '읽은 것을 기록'하시는 거니까 결국엔 같은 걸지도 몰라요!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ㅇ.ㅇ;;)
14. 독자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삶처럼, 여행도 좋은 기억과 힘든 기억이 함께 하는 것 같아요. 결국 그 모든 것이 소중하게 느껴져서 미주알 고주알 책 안에 모두 수다를 떨었습니다. 씩씩한 척 쏘다니지만 실은 숨고만 싶어하는 감정 기복 심한 비유명 화가의 그림 여행책, 많이 사랑해주시구요. 여행지가 아니더라도 작은 종이에 끄적끄적 그림도 그리시면서 2008년의 시간과 하루하루 친해지시면 좋겠습니다. 건강하세요. ^^
<베트남 그림여행 展> 사진 스케치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카페 디디다(DD-DA) 현관을 열면 바로 이런 장면이 나온 답니다.
우리의 작가 님은 어디에 계실까요?
전시회 풍경
전시회 풍경
전시회 풍경
최수진 작가 님입니다. ^^ 예쁘시죠?
최수진 작가 님 블로그를 방문하여 작가 님을 응원해 주세요!